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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번호 38 |
등록일 : 2002-07-20 오후 7:0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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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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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허신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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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살림 이라는 말이 왠지 내겐 아직까지도 생소하다.
까마득한 먼 옛날일도 같고 바로 엊그제일 같기도 하고 살림이라고 부르기도 마땅찮은 호텔생활과 여행을 겸비하며 전전했던 그 시절이.
하여간 결혼생활을 분기별로 나눈다면 나는 스페인에서 신혼살림을 보낸 것으로 봐야하겠다.
결혼하고 첫 두 해를 스페인 동부지역 발렌시아라는 지방에서 살았고 이제부터 내가 그 두 해 동안 느낀 일부 스페인에 대해서 주관적으로 말하려 한다.
"스페인" 그야말로 말로만 듣던 생소한 나라였다. "미국"이라고만 했어도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페인이나 미국이나 내겐 생판 낯선 나라이긴 마찬가지였지만 미국은 그래도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어왔던 친숙한 단어가 아니던가 말이다.
무슨 노래제목이던가 소설이던가 "카르멘과 투우사"에서 풍겨지는 느낌으로만 짐작했던 소설속이나 노래가사에만 존재해 있을 것 같은 나라 스페인!
인종전시장 같은 곳 런던 히드로 공항에 당도하여, 잔뜩 겁에 질린 나는 행여 길 잃은 국제미아가 될까 다시 한번 두려워져 데이빗 허리춤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종종걸음으로 내겐 거대한 신대륙인 나라 스페인을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1990년 8월 "발렌시아" 라는 곳에 처음 도착했다.
발렌시아는 스페인 동쪽 지중해를 끼고있는 도시였다.
만화에서 봤던 윤기나는 흑발의 카르멘과 투우사처럼.
검은머리와 구릿빛으로 잘 구워진 피부색을 한 잘생긴 미남미녀들, 내가 본 스파니쉬(Spanish) 들의 첫인상이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키케(KiQue) 라는 호텔에 투숙한 스페인에서의 첫날은 지금도 잊지 않고 기억할 정도로 꼬박 밤을 지샌 힘든 밤이었다.
8월의 찌는 듯한 열기 때문도 있었지만, 이들 정열의 남녀들은, 소음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덜거덩 오토바이를 타고 밤새 쉴새없이 부릉댔기 때문이었다.
한적했던 아일랜드의 정적에 잠시나마 익숙해진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고막을 뚫을 듯 거칠게 딸가닥대며 내 잠을 설치게 한 주인공 오토바이들!!! 이것은 나에게 밤의 천국 스페인의 첫인상으로 깊게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 날밤 나는 스페인은 시끄러운 나라라고 얼른 단정지어버렸다.
뜨거운 지중해 열기를 받는 스페인의 발렌시아는 잔디까지도 메말려서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일백 년도 훨씬 넘었을 것 같은 거대하고 우람한 나무들이 쉽사리 도시중심 곳곳에 터주대감처럼 자리잡고 있어 도시는 한층 여유로워 보인다. 도시 중심을 흐르는 강 뚜리아(Turia)를 도시 밖으로 회유시켜 원래의 강은 막아 시민들의 공원으로 이용하는 재치를 보였다.
중세도시답게 발렌시아의 건물들은 100년을 넘긴 것은 대수롭지도 않았고 5-600백년 된 건물까지도 그대로 보존하고 또 현재까지도 사용하고 있어 그 고풍적인 중세의 멋이 그대로 살아있다.
그들 스파니쉬들은 더운날씨에 맞게 상추와 아스파라거스, 절인 올리브 등을 곁들인 살라다(En Salada)에 올리브 기름과 식초를 잔뜩 뿌려 긴 빵 (바케트빵)과 함께 먹는다. 그들에겐 우리의 김치와 밥 같은 것처럼 매일매일 식탁에 올라오곤 했다.
스페인어(서반아어)는 얼핏 이탈리아어와 비슷하게 들리고 된발음이 많이 들어있어 어감이 몹시 강하게 들린다. 어느 나라말을 막론하고 자기 모국어는 누구나 말을 빨리하는 편이다. 이 스파니쉬들도 예외가 아니며 더구나 된발음들 때문에 거칠게 들린다.
점심식사시간에 식당에 앉아있다 보면 마치 장마철 논밭의 개구리 떼 소리를 연상케 할 정도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스페인에서는 식당이나 집안 일반 건물들은 모두 타일로 되어있다. 세계 관광지 1위를 차지하는 나라 스페인은 우선 날씨로 한몫 먹고 들어가는 만큼 세라믹이나 타일로 되어 시원한 구조를 갖추었다.
아일랜드처럼 늘 축축하고 으슬으슬한 나라는 카페트로 실내 온도의 열 전도율을 조금이라도 늦추려 하지만 스페인은 열을 조금이라도 식히기 위해 타일을 사용한다. 식당이나 건물안에서의 모든 소리는 흡수하지 못하고 반사되어버리니 그 소음(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이니 내겐 불과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이 두 배로 시끄럽게 들리는 이유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내가 상상했던 정열보다 훨씬 더 정열적이었다.
아니 사실 난 그렇게 놀고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줄 상상하지 못한 내 한계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저축을 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사는 것에 온갖 안간힘을 쓴다면, 이들은 어떻게 즐겁게 먹고 마시고 놀까 에 주력하는 사람들 같았다.
한 주일을 마치는 금요일, 밤이 되면 사람들은 모두 기다렸다는 듯 한밤중을 기다려 펍으로 디스코로 향한다. 이 밤의 천국 스페인을 말하기 전에 한마디 집고 인정해야 할말이 있다.
유럽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이후 나는 한국인들이 서양인들에 비해 얼마나 체력이 딸리는지를 몸소 체험한 사람이다 라는 말 말이다.
이들이 주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예를 들어보련다.
금요일 방과후나 퇴근후에 집으로 일단 향한 다음, 밤 8시나 9시쯤에 식당으로 나가 식사를 시작하여 근 밤 11시 12시쯤 식사가 끝난다. 그리고 시내에 사는 사람들은 시내를 산책하고 새벽 2시쯤이 되면 PUB 은 조금씩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나는 새벽 2시쯤에 디스코라는 곳을 가 본적이 몇 번 있었다.
내 성격상 디스코같은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피치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매번 끌려가던 곳 디스코. 새벽 2시의 디스코는 한가롭다. 3시가 되니 한둘 모여든다. 그리고 새벽 4시가 되니 점점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데 새벽 5시가 넘으니 몸을 움직이기조차 힘이 든다. 나는 아무리 건강한 20대 였다고는 해도 몹시 피곤하고, 다리도 아프고, 졸립고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지만 이들은 끄덕도 없다.
나는 그들의 체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새벽 2시만되면 내 몸은 한계에 달해 당장 어디든 주저앉고 싶지만 이들은 점점 더 살아나기 시작한다니.
그곳에서 살고있는 한 한국인도 새벽 2시를 넘기지 못한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렇게 밤새 노는 사람들에 아직 놀라기는 이르다.
새벽 6시나 7시가 되어 디스코가 문을 드디어 닫으면 이제부터 또 시작이다.
이들 디스코는 문을 닫고 또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디스코들이 있다.
새벽에 문을 닫은 디스코를 나온 스파니쉬들은 이제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디스코로 입장하고 그곳에서 정오 12 시까지 춤추고 마시고 논다.
12시가 되어 드디어 이 디스코도 막을 내리면 이들 젊은이들은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고 오늘밤 토요일을 위해 잠을 자둔다. 그리고 그 밤은 일요일 정오까지 이어져 밤새 먹고 마시고 즐기고 춤을 춘다.
나는 세계 각국을 물론 다 가보진 않았지만 어디 이들보다 더 놀기에 온갖 정열을 바치는 민족들이 또 있을까 싶다.
이 디스코 시간은 특히 내가 살았던 발렌시아지역에 더 심하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이렇게 밤 새 마시고 노는 판이다 보니 이들은 술 한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실 수 있다. 아이리쉬에 비한다면 이 아일랜드는 펍이나 디스코가 일찍 문을 닫으니(그때만 해도 토요일이면 다른날보다 더 일찍 문을 닫는데 이유는 일요일날 교회에 늦지말고 가라고...) 무슨 술마시기 경쟁이라도 하듯 삽시간에 네댓 개의 파인트 잔(500ml) 은 우습다. 또한 BAR가 문을 닫을 때쯤이면 서둘러 한두 파인트를 비축해서 앞에 모셔놓고 마신다.
비싸기까지 한 이 보배같은 술이지만 마시다보면 화장실에도 다녀와야 할 터, 이들 아이리쉬들은 디스코장에서라면 술잔을 화장실까지 들고 소변기 위에 놓고 볼일을 보기도 한다고 하는데.... (화장실 다녀오느라 술을 도둑맞는 경우는 흔하다)
스페인에서는 담뱃값도 싸고 술값도 무척 싸서 진이나 보드카 위스키같은 술을 잔에 따를때면 재어서 붓는법이 없다. 거의 한잔을 채울정도로 가득 부어주니 온스기에 재어 한방울도 오차없이 술을 따르는 아일랜드 펍에 비하면 스페인은 아이리쉬들 넘버원 휴양지이다.
스페인에는 시에스타(Siesta) 라는 게 있어 점심을 먹고 1-2시간 잠을 자며 휴식을 취한다. 이런 시에스타는 대도시 중심을 빼고는 잘 지켜지는 편이다.
그리고 여름이면 8월 한달은 대부분의 공장, 사무실의 회사들은 문을 닫고 한달 내내 여행을 한다. 여행은 꼭 부자들만 가야한다는 개념보다는 돈이 없는 사람은 없는대로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떠난다.
발렌시아의 밤세상은 온갖 마약이 판을 친다.
그 중 엑스타시를 가장 많이 애용하는 것 같았고 대마초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아 피운다. 스페인 친구들이 담배에 뭘 넣어 말아 피우는 것을 처음 본 나는, 순진하게 그게 무었이냐고 물었더니 "쵸콜라떼" 라고 한다.
그 모양이 쵸콜렛 비슷해서 스페인어로 쵸콜라떼 라고 지들끼리 통하는가 보다.
스페인의 펍에는 종종 커다란 스크린이 달려있는 걸 볼 수 있고 이 스크린에서는 온갖 사고현장을 포착하여 하이라이트를 한 장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장면, 경주 차들이 부딪쳐 불붙는 장면, 스키선수가 다리가 꺽여 흰눈에 온통 피범벅이 되다 죽는 장면, 투우장에서 황소의 뿔이 투우사의 배를 찔러 흔들어 대는 장면, 하여튼 온갖 말초신경을 극대로 자극할만한 자극적인 화면으로 눈요기 오락을 삼는다.
그리고 뉴스에서도 사고현장은 그대로 적나라하게 보여줘서 뉴스시간에 방심하고 보았다가는 심장약한 사람은 그 충격의 후유증이 보통이 아니다. ETA는 스페인 북쪽지방 바스크를 독립하고자 하는 테러리스트단인데 (독립운동가라고 해야할까...) 이들은 스페인 정부의 눈에 가시같은 존재이다. 자동차폭탄으로 주로 스페인 주요인사들을 암살하는 테러를 일삼는데, 가끔씩 폭탄을 맞아 양다리가 잘려나가 기어가는 사람 모습도 그대로 보여준다.
스페인에서 주차를 할때는 거의 핸드브레이크를 걸어놓지 않는다. 대부분 거리마다 더블파킹을 하기 때문이다.
길에서나 쇼핑장에서나 펍에서나, 무슨 네모난 기계장치를 들고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워낙 자동차 오디오세트 도둑이 많아서 주차를 할때면 아예 그 오디오세트를 빼서 안전하게 들고다니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빼놓지 않는다면 이 차 문을 부수고 가져가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
이들의 한해는 온갖 축제 투성이다.
투우장의 경기는 항상 있으며 잔인한 이 경기는 우리도 어느정도 알고있으니 이건 생략하기로 하자.
봄 4월이 되면 라스파야(Las Falla) 라는 축제가 아주 유명하다. 우리말로 불꽃놀이 축제인데 거대한 조각상을 종이를 개어 만들어 시내 광장 곳곳에 또 마을 곳곳에 진열해둔다.
이 작품들은 보통 높이가 5-70M 제법 실제 건물크기이기도 하다.
단순한 모형이 아니라 디자인부터 색상까지 완벽한 하나의 작품들로 탄생하여 진열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방작품부터 유명인 케리컬쳐나 건물, 동물등 자유스럽게 만드는데, 가장 잘 만들어진 작품을 선정하여 포상한다.
사람들은 이 거대한 종이 작품들을 보고 감탄해하고 축제의 분위기에 젖어 있다가 축제의 맨 마지막날 도화선에 불을 붙여 이 모형 작품들을 모두 불태운다.
이렇게 수백수천만 페세타(Peseta, 스페인 화폐단위)를 들여 만든 작품들은 마지막날 재가 되어 사라지고 또 내년에 불태워질 작품들을 위해 그날부터 그들은 구상한다.
아주 작은 마을에도 그 나름대로의 축제가 있는 것이 당연한게 스페인이다.
내가 살던 작은 마을 피카센(Picassent)에서는 가장 더운날 (7월쯤이었던 것 같다)로 정해진 날 맥주를 서로 마시다 상대에게 끼얹는 축제가 있었다.
느닷없이 맥주세례를 나도 여러번 받았었고 맥주가 모자라자 물까지 동원되어 동네가 온통 물바다가 되고 비맞은 생쥐처럼 사람들은 모두 젖어버린다.
머리, 얼굴, 온 몸이 끈적거리지만 살벌한 축제는 아니므로 참을(?) 만 하다.
내가 살던 동네 피카센에서 30여분을 가면 부뇰(Bunol) 이라는 아담하고 아름다운 동네가 있다. 이 동네에서는 토마토 축제가 매년 있다.
온 동네사람들이 토마토를 따 와서 서로에게 던지는 축제이다.
피카센에서도 물론 골목마다 바리케이트를 치고 황소를 내몰아 즐기는 축제도 있다. 운동장에 황소 두어마리를 풀어놓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고리를 준다. 그 고리를 황소 뿔에 거는 사람은 한 개당 얼마씩의 포상이 있다.
물론 사고는 있고 부상도 심각하다.
힘이 황소같다는 말을 난 스페인에서 실감했으니까.
성난 황소들은 쇠창살 사이로 뿔을 들이밀고 그 안에있던 구경꾼들은 잘못하다간 황소뿔에 뼈가 갈라지는건 마른장작개비보다 더 쉬운일이다.
황소뿔은 예리한 단검처럼 뚫지 못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
사람을 들어올려 흔들어 댈때면 마치 무슨 헝겊인형을 흔드는 것처럼 보인다.
스페인에는 TV 방송 중 포르노 방송도 있다.
토요일 밤이면 이 포르노 방송이 적나라하게 나오는데 어떤 한국인이 우리집을 방문하여 하던말이 생각난다.
집에서 좋은 텔레비나 볼것이지 밤중에 어딜 가느냐고...
스페인 남자들은 동양여자를 아주 신비스럽게 생각하고 호감을 나타낸다.
그리고 처음보는 사람이어도 "올라! 구아빠"(안녕! 이쁜 아가씨. Hola Guapa) 라는 인사를 힘들이지 않고 말한다.
특히 일본사람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지대하다.
가끔씩 길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스즈키! 가와사키! 토요타! 라고 외친다. 그리고 다가와서 일본인이냐고 묻고 한국인이라고 대답하면 적잖이 실망하는 표정이 그대로 나타난다. 왜 일본인들이 좋으냐고 물으면 그들은 한결같이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일본인들은 모두 도사이다. 돈 많고 무지 영리한 사람들이니까. 그들은 우리의 부러움의 대상 가와사키, 스즈키 같은 오토바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니까"
이들은, 바지런한 한국인들 눈에는 게으르게 보이나, 좋은 표현으로 삶을 여유롭게 산다.
그래서 수퍼마켓이나 주유소 어딜가든 서두르는 법이 없다.
상품들을 계산하는 계산대에서는 휴가는 어디로 다녀왔으며 옆집 앞집 온갖 동네 가십을 얘기하느라 입이 바쁘다.
좀 서둘러 달라는 기색을 보이면 이내 손바닥을 펴서 치켜세우고는 "에스빼라" (기다려라, Espera) 라고 한다.
스페인은 음식이 풍성한 나라이다.
그리고 그 나라의 국기처럼 음식도 원색의 색깔을 넣어 만드는걸 좋아한다.
토마토를 많이 사용하는 스페인 음식은 빨강색이고 또 쌀을 즐겨먹는 발렌시아인들은 밥을 지을때도 항상 노랑 색소를 넣어 노랗게 밥을 짓는다.
스페인에는 종종 누드해변을 볼 수 있다.
굳이 누드해변이 아니더라도 타플레스들을 (Topless, 여자가 옷 특히 수영복을 입을 때 상의는 입지않고 가슴을 드러내는 것) 흔히 볼 수 있다.
스페인에 도착하고 얼마후 지중해안 옆의 호텔로 옮겨 해변을 멋모르고 걷고 있었다. (나도 여자이지만), 가슴을 훤히 드러내놓고 누워있는 여자들을 보아야할지 고개를 돌려야할지 어디다 눈을 두어야할지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나도 지나도 맨 젖가슴들의 끊임없는 행렬을 보고 나혼자만 얼굴 시뻘게진 적이 있었다.
누드해변이 얼마나 섹시하고 눈요기할게 많을까 하고 생각하는 남자가 있다면 오해다.
누드해변은 반드시 누드인 체로 입장할 수 있는 룰이 있고 이런 비치에는 팔등신의 굴곡이 완만한 섹시한 여자들만이 가는 것이 아니라 뱃살이 두둑한 아줌마부터 쭈글쭈글한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 있다한다.
한 한국인 남자가 누드해변을 가보고 싶어 할 수없이(?) 자신도 옷을 벗고 그곳에 갔다고 하는데 굳이 기타를 들고 갔었다는 얘길 들었다.
원래 기타를 치는 사람이어서 항시 들고다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가리게 효과로 유용하게 사용했다하니...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특히 여름철이면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들이 떼거리로 몰려다니는 걸 볼 수 있고 차에 치어죽은 개들은 도로에서 말라서 완전히 흔적이 없어질때까지 그냥 내버려둔다. 길가에 버려진 동물 시체들은 벌레가 먹고 남아, 마치 박물관의 공룡해골처럼 뼈만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 개와 고양이들 썩는 동물냄새도 자주 맡을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건 죽은 동물의 시체뿐만 아니라 온갖 쓰레기도 자주 눈에 띈다.
(물론 스페인은 참으로 아름다운 나라이고 자연경관이나 건물 모두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만하지만)
이들의 가정집을 방문해보면 마치 전시회라도 하는것처럼 완벽하게 정리정돈을 해 놓은걸 볼 수 있다. 그리고 구태여 이방저방을 데리고 다니며 짧게나마 자랑섞인 투어(Tour)를 시켜준다. 그렇게 먼지하나 없도록 집안을 청소하고 깨끗이 정리하는 사람들이지만 온갖 쓰레기는 밖으로 버린다.
맥도날드에서 사온 버거와 콜라를 차안에서 애인과 함께 나눠먹다가 다 먹고 남은 쓰레기는 차문을 열고 길에 던지고 떠난다.
달리는 차안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산등성이에 버려진 냉장고, 변기, 세탁기 같은 것이 보이는 건 예사롭다.
어지간한 식당과 펍에는 재떨이가 없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스파니쉬를 여지껏 만나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말이다. 10대 초반의 남녀 청소년부터 할것없이 나이든 사람까지 모두 다 담배를 피워댄다.
그러면서도 식당이나 펍에 재떨이가 없는 것은 모두 식탁밑으로 냅킨이며 꽁초를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호텔이나 고급 식당에서야 그럴 수는 없다고 하지만 대부분 일반식당에서는 식탁위에 놓인 쓰레기는 아래로 쓸어내리면 된다고 생각해도 무리가 아니다.
스페인에서는 수돗물을 절대 마실 수 없다. 항상 물은 사 마셔야하고 밥을 짓는 물까지 사야한다.
스파니쉬들중 얼굴이 흰 사람이라면 그는 휴가를 못 간 사람일테니 틀림없이 가난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까마잡잡하게 그을린 피부를 그들은 미인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에서 지내며 그 강렬한 햇볕에 의해 나도 많이 그을었었고 내 원래 흰 피부가 가장 검게 탔었던 때는 스페인에 있었을 때이다. 물론 검게 그을렸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의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발렌시아의 오렌지(나랑하. Narangja) 밭은 유명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오렌지 밭, 거기에서 풍기는 그 향기로운 오렌지 향.
뜨거운 태양에 잘 익은 오렌지들은 수분과 당분이 많아 무척이나 맛있다.
가을이면 오렌지를 따러 오는 일꾼, 즉 외국에서 돈을 벌러 몰려오기도 한다.
이 스페인에는 또 짚시들이 많이있고 늘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짚시를 가르켜 히따노 (Jitano) 라고 부르며 이들은 훔치고 늘 말썽을 일으킨다 해서 차별을 받는다.
스파니쉬들은 뱃속에서부터 춤을 배워서 나오는 사람들처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다 그 매혹적인 세비야나와 플라밍고 춤을 멋들어지게 언제 어디서든 음악소리만 들리면 자연스럽게 흔들어댄다.
특별히 학교에서 배우는것도 아니지만 모두다 춤의 대가처럼 멋지게 춤을 춘다.
어린 미혼모들이 많은 스페인은 카톨릭국가여서 낙태는 금지되어있다.
혼외정사에 대한 개념을 갖지 않는 이들, 아기는 유모차에서 어린 엄마는 유모차를 밀면서 함께 아이스크림을 빨며 낙태금지법을 해지해 달라고 행렬하기도 한다.
스파니쉬 세뇨리따(아가씨)들은 무척이나 섹시하고 아름답다.
이들 십중팔구는 잘록한 허리와 길고 날씬한 다리를 갖고 있다. 남자들 또한 얼굴과 몸매가 영화배우처럼 모두 잘 생겼다.
이들 대부분은 검은머리와 갈색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그래서인지 금발머리와 파란눈을 무척이나 부러워한다.
날씬했던 스파니스들이 결혼하여 나이가 들수록 살이 찌기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고 돈이 많은 사람은 날씬함을 그래도 유지한다.
스페인에는 예수가 많다.
카톨릭 국가이니만큼 무척 종교심도 강한데 그래서 사람들 이름이 대부분 성경에서 나오는 이름들이 주를 이룬다. 그 중에서 흔한 이름이 바로 "예수" 이다.
아들 이름을 예수라고 지을정도의 종교심이 강하다고 봐야하겠다.
"혜수스"(Jesus)" 라고 발음한다. (재채기를 할때도 "혜수스"라고 말하는데 재채기하는 순간에 악마가 들어갈지도 모르니 예수라는 말로서 방지하는 뜻으로)
"삘라르(Pillar 기둥)" 라는 이름은 동정녀가 사라고사(Zaragoza)라는 중부지방 기둥에 나타났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어서 그 기둥을 의미하는 뜻에서 여자이름이 "기둥" 이다.
"콘셉타 (Consepta 임신)" 라는 이름도 흔하다. 영어의 conceive 라는 임신하다 라는 뜻으로 사용하는데 동정녀가 성령으로 잉태하였다는 의미로 여자이름을 "임신" 이라고 부른다.
이 밖에도 스페인에 관해 할 이야기는 무척이나 많이 남아있다.
결론은 아직도 우리 부부는 스페인을 좋아하고 또 스파니쉬들을 좋아한다.
그들의 생활습관이나 문화 버릇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호텔생활을 마치고 피카센의 작은 마을에 세를 얻어 살았던 그 시절은 내게 있어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정원에 둘러쌓인 수영장이 있었던 우리집 덕분에 길고 무더운 여름을 수영하며 지낼 수 있어, 태어나서 생전 처음으로 여름이 좋다고 느꼈던 해 이었으니까.
특히 정원사를 부릴 수 있었던 생활과, 나랑하를 한 자루씩 쌓아놓고 먹을 수 있었고, 일주일에 4-5번을 외식하며 보냈던 그 신혼생활은 모두 스페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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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敬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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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30 오후 7:58:29  |
신영씨 !! ♩♪♬배경음악을 넣었습니다. 스피커를 켜고 읽어주세요..
이번에는 skip하지 않고 제 날짜에 컬럼이 올라와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오래전 제가..게사판에 윌리아저씨 독후감 올렸던 것을 신영씨가 독자의견란에 옮겨 놓으셔서....좀 쑥스러웠는데..이번에도 독후감을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가...용기를내서 올려봅니다.
저의 웹사이트에 매일 글을 올리면서도 아무런 부담이 없는데... 신영씨 사이트에 글 올리는 것은 왜 이리 어렵게 생각되는지...아무래도 독자들 수준이 있으니까 좀 부담이 되나봅니다. ^-^!
신영씨의 글은 필요이상의 수식어가 들어있지 않아서 인지...읽고나면 화학조미료 없이 요리한 음식을 먹었을 때의 기분을 느끼게 해 줍니다. 느끼함이 없는 담백한 맛*** 제가 글 뿐만이 아니라 음식도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것 신영씨도 아시지요?? 이번글도 신영씨의 글쓰는 스타일이 그대로 들어있어서 컬럼을 기다리고 있던 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점심식사 시간에 식당에 앉아있다 보면 마치 장마철 논밭의 개구리 떼 소리를 연상케할 정도이다" 저는 언제쯤 이런식의 표현을 자연스럽게 글속에 사용할 수 있을지....정감있으면서도 스페니쉬들이 된 발음으로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주잖아요.
신영씨 컬럼을 읽는 저의 습관대로...프린트하여 읽었습니다.
이번달 컬럼이 올라왔을 때는 서울의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계속 장마비가 주룩주룩 *** 조금은 우울한 기분이었는데...스페인 이야기를 읽으니 Spanish의 정열과 뜨거운 지중해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 다시 마음이 밝아졌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이렇게 사람의 감정까지 조정하고 치료해 줄수 있는 힘이 있음에 컬럼을 통하여 좋은 글을 선사해주는 신영씨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컬럼에 나타나 있는대로..스페인 사람들 미남 미녀들이고..정열적인 경향이 있어 제가 아일랜드 연수시절 스페인 학생들은 바람둥이 일 것이라고 단정을 해버리고...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하며 웃음지어봅니다. 제가 편견을 가지고 있던 그런 부분들이 그들의 생활습관이나 문화버릇임을 이해 못한데서 비롯하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신혼시절을 지냈던 스페인의 추억의 단편을 읽으면서...신영씨의 신혼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서 읽는내내 즐거웠습니다.
또...제가 아일랜드에 있을 때 우리나라 여햑생에게 흠뻑 빠져 장문의 연애편지를 영어로 써서 그것을 한글로 바꾸어 달라고 애절하게 부탁했던 한 스페인 남학생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영어로 직접 쓴 편지를 여학생에게 주어도 될 것을 생전 써보지도 못한 한글로 써서?(그렸다는 표현이 더 적당할 듯) 여학생에게 감동을 선물하려고 하였던 그 열정** 한글로 번역하여 써 준 글을 그대로 베끼느라 한 밤을 꼬박 세웠던 그 행동이 그 당시는 '바람둥이의 행동'이라고 속으로 의심하면서 신중을 기하라고 여학생에게 충고도 서슴치 않고 해 주기도 했답니다...이것도 신영씨의 글을 보니 저의 무지의 소치* 충분히 그럴 수 있는 Spanish의 모습이었는데....
저의 무지한 충고보다는 그 남학생이 밤새워 써서 바친 한글 편지에 감동을 하여 엉엉 울어버린 그 여학생....아마도~~ 어쩌면...신영씨처럼 신혼 생활을 그곳에서 보냈을 것이고 지금은 스페인과 스파니쉬를 무척 좋아하면서 그들의 느긋함을 어느새 닮아 슈퍼마켙 계산대에서 기다리면서 입이 바쁘게 수다를 떨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발렌시아의 오렌지(나랑하. Narangja) 밭은 유명하다. 끝없이 펼쳐지는 오렌지 밭, 거기에서 풍기는 그 향기로운 오렌지 향. 뜨거운 태양에 잘 익은 오렌지들은 수분과 당분이 많아 무척이나 맛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오렌지를 입안 가득 한잎 상큼하게 베어서 먹고 싶은 충동과 함께 침이 사르르 ..
토마토 축제는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기억이 났고.. 집안을 깨끗하게 하면서 쓰레기는 밖으로 버리는 그들의 행위를 읽으며...음식 맛있고 날씨 좋아 관광지 1위를 차지하는 휴양의 나라 스페인이라도 그곳에서 정착해서 사는 것은 저 같은 사람하고는 정서가 안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페인은 아이리쉬들 넘버원 휴양지라고 했나요??? 저의 자취집 주인이셨던 Pretty woman, 마가렛 아줌마께서도 매년 스페인에 휴가를 가셔서 스페인의 뜨거운 정열을 담은 그림엽서를 보내주시곤 하는 것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독자의견이라는 것이 애정어린 비평의 글도 포함되어 작가가 자신의 글 세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됨을 잘 알지만 저의 수준으로써는 신영씨 글에대해서 어떤 비평을 할 만한 이유와 능력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아무튼~~ 우리가 안가보았던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그곳에서의 생활의 경험을 토대삼아 이렇게 글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 신영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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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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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30 오후 7:59:44  |
허 신영씨가 참 부럽다. 글을 읽고 이렇게 감동하는 사람도 많고(나 역시도 그러하지만) 좋은 감상문을 보내주니.. 매번 고민하면서 쓸테지만 쓰고나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글들을 보내주는 든든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야. 나도 다음칼럼을 읽을때는 기필코 누구처럼 프린트 아웃해서 좀 더 음미하면서 읽어 봐야겠다.
내가 글을 올리면서도 글 스타일이 참 고전적(옛날식이라고 표현안한다 절대로)이어서 읽는 사람들, 특히 젊은세대 사람들(나를 할머니로 착각들은 안하겠지 설마?)이 지겨워 할까봐 감히 덥썩 감상문을 못 올린다.
아쨌거나 컬럼이나 그걸읽고 그 감상을 얘기들을한 사람들의 글이나 모두 재미있고 감탄하고 그 능력들에 감동하면서 즐긴다.
어쨌거나 기대되는 스페인생활의 2부는 또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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