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번호 14  등록일 : 2000-10-26 오후 3:53:02

윌리 이야기를 읽어주신 친구들에게!
글 : 허신영 ()

가을 친구들 안녕하세요!

보통 소설책 한권을 읽고 나면 뒷장쯤에 작가 후기라던가 글을 쓰고 난 소감 같은 것을 말하는 페이지들이 있습니다.
나야 작가도 아니고, `윌리 이야기를 쓰고 나서' 라든가 하는 제목을 붙이는 것도 주제넘은 일일 것이지만 그냥 스스럼없이 한마디하려고 합니다.

글을 읽으신 몇몇 분들께서 친절하게도 시간을 할애하여 읽은 소감을 보내주셨습니다.
우선 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글을 읽으신 분이라면, 읽는 도중에 일본으로부터 식민지 박해를 받았던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고 비교하며 아일랜드 나라에 대한 어떤 연민 같은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반대로 영국이라는 나라는 일본만큼이나 악랄했었구나 하는 생각도 물론 하셨을 겁니다. 저도 물론 그런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제 글을 읽고, 혹시 그렇게 영국인들을 다시 보게 된 전환점이 되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혹 그런 분이 있다면 저로서는 유감이라는 말씀을 하고 싶습니다.
그때 당시의 대영제국 영국, 식민지 하의 사람들을 개보다 더 천하게 생각한 잔인한 사람들, 오만하기로 세계적으로 이름높은 사람들을 두둔하는 게 절대 아닙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 영국 펍 출입문에 이런 게시판이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개, 흑인, 아이리쉬는 출입금지(No Dogs, No Blacks, No Irish)"

우리가 늘 신사의 나라라고만 배워왔던 영국, 영국인들. 알고보니 여간 실망스러운게 아닙니다만 절대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미움이란 곧 잔인한 고문과 살인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미워하는 자마다 살인한 자니..."라는 성경 말씀대로 미워하는 마음이 얼마큼 잔인해질 수 있는지 느지막이 철이 든 저는 알게되었습니다. 요즈음 RTE 프로그램 중 전쟁 다큐멘타리를 매주 방송하고 있는데 러시아와 독일간의 싸움에서, 서로간에 포로가 생길 때면 그냥 죽이지 않고 눈을 파내고 생식기를 자르는 등 온갖 고문 끝에 죽음에 이르도록 했습니다. 인과응보라고 당한쪽은 기회를 노려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에게 만행은 가해졌습니다. 죽은 시체들의 고문의 흔적을 보고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어 눈을 감았었습니다.
악의 대명사 히틀러가 그렇고 스탈린이 그렇습니다. 미움이란 6백만명의 유태인들을 그렇게 죽일 수 있습니다. 물론 `미움'이라는 한가지 이유에서만은 아니겠지만 어디 그뿐입니까!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유럽에서 일어났던 전쟁을 보면 아비규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Serbia Croatia Bosinia 이들은 편이 갈라지면서 서로 죽이고 싶도록 미워했습니다. 그래서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플라스틱 젖꼭지를 문 두 살배기 아이의 목을 베어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미워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과 PLO가 그렇고 북아일랜드내의 프로테스탄트들과 카톨릭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미워합니다. 미워하기 때문에 살인은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움받는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골웨이(Golway)지방에 어학연수 온 한국인 아가씨가 저희 집에 놀러왔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얘기와 함께 연수 학교 얘기가 나왔는데 그녀가 다닌 학교에 일본인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국학생은 그녀 혼자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한사람씩 나와 자기가 가장 미워하는 나라 사람에 대해 얘기하라는 주제가 주어졌답니다. 드디어 이 한국 아가씨 차례가 되었는데 단연 우리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 사람은 일본인이지만 그래서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 교실에 일본인들이 앉아있는 바람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끙끙 앓으며 엉뚱한 얘기만 하다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웃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이라면 죽어라 일본을 싫어하고 미워합니다. 꼭 일본이 아니더라도 살다보면 괜스레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게 싫은 사람이 있거든 되도록 멀리하고 상관하지 않도록 하되 결코 누구든 간에 미워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미워하는 마음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어떤 분은 이 글을 읽으면서 전쟁이란 꼭 미움에서 발단되는 건 아니라고도 하는 듯 싶습니다. 물론 더 많은 이유들이야 있겠지요. 파워(Power)와 정복감 그러고 보니 전쟁은 정말 순전 남자들 책임이지요.
어쩌겠습니까! 그것도 남성의 본능인걸.
Dominant Male Instin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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